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 이 주 연 약사  
 
약은 질병을 치유하거나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으며, 장기 질환이 있는 사람에서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약은 강력한 효과를 나타내는 화합물이며,
 
 
따라서 올바르게 사용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올바른 약 복용은 “처방된 용량대로, 정확한 복용법을 준수하여, 지시된 처방기간을 제대로 지키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사례 1
49세 남자 환자 A씨는 객혈을 주소로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을 경유하여 입원하여 약사의 상담을 받게 되었다. 이 환자는 9년 전 지역병원에서 결핵을 진단받고 결핵약(1차 표준 결핵약)을 복용하였으나 한 달간 복용하다가 임의로 중단하였으며, 2년 후 객혈로 표준 1차 약물복용을 다시 시작하고 결핵약에 대한 감수성 검사를 시행하였으나 중요 약물인 isoniazid에 내성이 있는 것이 확인되어 이를 중단하고 다른 치료약을 추가하여 약 5개월 복용하다가 다시 임의로 중단하였다. 다음 해 외래 방문시 다제 내성 결핵으로 진단되어 2차 치료제로 치료를 시작했고 현재 10개월간 복용한 상태이나 다시 객혈로 입원하게 되었다. 환자 상담시 증상이 좋아지면 약물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였으며, 복용 중에도 약이 독할 것 같다고 생각하여 일차 결핵약도 모두 식후에 불규칙적으로 복용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례 2
62세 여자 환자 B씨는 제2형 당뇨병 환자로 Glimepiride를 단독으로 복용하다가 식후 혈당이 높아 Nateglinide를 추가하였다. 그 후 잦은 저혈당으로 상담실을 방문하였다. 환자 상담 과정에서 이 환자는 입맛이 없어 식사를 거르는 경우에도 당뇨약을 계속 복용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례 3
52세 남자 환자 C씨는 기저 질환으로 3년 전부터 고혈압이 있었으며, 흉통 발생으로 인해 협심증에 대한 검사와 진단을 위해서 입원하였다. 약사가 환자 상담시 환자는 처방받았던 고혈압 약을 혈압에 따라 임의로 용량을 조절하였으며, 심지어는 과거에 먹다가 중단된 약, 또는 다른 병원에서 처방받았던 약으로 변경하여 자가 조절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협심증으로 진단된 이 환자에게 심혈관계 약물이 처방되었으며, 이는 환자가 임의로 복용하는 약과 같은 계열에 속하는 약이지만 환자는 자신이 실제 복용하는 혈압약을 의사에게 알리지 않은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례 4
70세 남자 환자 D씨는 약물에 의한 파킨슨병이 의심되어 병원에 입원하여 약사의 상담을 받았다. 이 환자는 신경 질환으로 인해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여러 처방을 받아 복용하고 있었으며, 환자가 복용한 약에 비슷한 계열에 속하는 약물이 서로 중복 처방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환자들을 복용 상담하다 보면, 위와 같이 약에 대해서 잘못된 상식과 편견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약물이 몸속에 들어가서 제대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올바로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훌륭한 진단과 처방이라도 제대로 약을 복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며, 또 잘못 복용할 경우 오히려 몸에 유해한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의사, 약사를 만날 때  
 
1.
의사나 약사로부터 자신의 질병이 무엇인지, 무슨 목적으로 약이 처방되는가에 대해서 이해해야 한다.
2.
약을 복용한 후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난 적이 있는 경우 약뿐만 아니라 식물이나 화장품 등에 의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면 반드시 얘기해야 한다.
3.
현재 다른 병을 앓고 있는 경우 또는 과거에 병을 앓았던 경우에는 이를 알려야 한다. 약에 따라서 다른 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으며, 과거의 질병이 재발될 수도 있다.
4.
현재 임신 중인지, 임신할 가능성이 있는지 또는 앞으로 임신을 희망하고 있는 경우 이를 알려야 한다.
일부 약은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고, 임신부나 태아에 대해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은 약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5. 처방된 약의 복용량, 복용법, 복용 기간, 복용시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듣는다.
6.
영양제, 건강보조식품, 한약을 포함하여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이나 최근까지 복용했던 약이 있으면 의사나 약사에게 알려야 한다.
의사는 환자가 다른 약을 복용하고 있지 않다는 전제로 진단 처방하기 때문에 의사에게 미리 얘기하지 않으면 정확한 진단이나 처방을 받을 수 없다. 전혀 다른 질병으로 약을 처방받았다고 해도 처방에는 주된 약과 보조하는 약이 있을 수 있으며, 또 한가지 약물이 여러 효과를 나타낼 수 있어 약물 또는 효과가 중복되어 지나친 효과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약사나 의사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7.
반드시 치료에 필요한 약이 아니면 많은 약을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들어 약이 위에 부담될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에 진료시 소화기관용 약제에 대한 처방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나 실제로 소화기 장애는 심리적인 원인에 의해서 나타나는 경우도 많으며,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나 위, 장에 실질적인 문제가 없는 한 소화기관용약은 필요하지 않다. 제산제를 포함한 소화기관용 약제의 경우에도 약의 흡착작용 또는 소화관내, 체액의 pH 상승에 의해 병용약물의 흡수, 배설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으며, 이들 약에 의한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에 대한 처방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집에서 약을 복용할 때
 
1.
약을 처음 복용하기 전에 반드시 자신의 약이 맞는가를 확인하고 약 라벨에 나와 있는 지시사항을 읽어야 한다.
재 처방받은 약인 경우에는 이전에 복용하던 약과 동일한지 확인해야 한다.
2.
약은 1컵 이상의 물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수분 제한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약 복용시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물이 부족하면 약물이 식도에 잔류하게 돼서 궤양 등을 일으킬 수 있다.
3.
새로운 약을 복용한 후 가려움, 부종, 피부 발진, 호흡 곤란이 생긴 경우 의사나 약사에게 즉시 연락하거나 병원에 가야 한다.
4.
처방된 복용량을 지켜야 한다.
일부 환자들은 의사와 상의하지 않고 스스로 약 용량을 조절하여 복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며, 때로는 위험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5. 지시된 처방기간 동안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한다.
일부의 경우는 증상이 있을 때에만 복용할 수도 있으며, 일부의 경우 증상이 없어져도 치료기간을 준수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면 몸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6.
원래 처방받은 형태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약국에 받은 약을 재 포장하거나 꺼내서 다른 곳에 넣는 것은 잘못된 약을 복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일부 약은 냉장보관이 필요한 약도 있지만 특별한 지시사항이 없는 대부분의 약은 일반적으로 고온이나 습기를 피해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어린이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한다. 유효기간이 지난 약은 폐기해야 한다. 특히 안약을 포함한 외용약은 개봉 후에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달리 정해져 있으므로 이를 확인해야 한다.
7.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모든 약의 목록 또는 처방전을 간직하고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기록을 진료 받을 때 보여주는 것이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스스로 자신의 약 복용에 관한 기록을 유지하기 힘든 경우에는 단골약국을 이용하여 자신의 약력이 관리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8.
2회분 이상의 약을 한꺼번에 복용해서는 안 된다.
복용을 잊은 사실을 빨리 알았다면 바로 복용해도 좋지만, 이미 시간이 지나 다음 복용시간이 가까워진 경우에는 잊어버린 1회분은 건너뛰고 다음 복용시간에 맞춰 정해진 양을 복용한다.
9.
부작용이나 이상증상이 나타날 경우에 의사나 약사와 상담한다.
약을 과량 복용한 경우나 소변이나 대변 색에 변화가 있는 경우, 구토, 발진 등의 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우선 투약을 중지하고 빨리 의사나 약사와 상담하도록 해야 한다. 약마다 고유의 부작용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10.
처방된 약 이외의 다른 약을 복용할 경우에는 의사나 약사와 상담한다.
병을 빨리 고치고 싶다는 마음에서 처방 이외의 약을 함부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 2가지 이상의 약이 처방된 경우에는 약물이 체내에서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켜 예상외의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의사와 약사에게 이에 대한 확인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일부 환자들은 복용시간을 달리해 먹으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대부분은 복용시간을 달리해서 복용하더라도 약이 체내에 들어가서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올바른 약 복용 시간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약은 식후 30분에 복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최대의 효과와 최소의 부작용을 고려한 최적의 복용 시간은 약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식후 30분 복용 >  
  음식에 의해서 약의 효과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며, 복용 시간이 부작용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약물이 일반적으로 식후 30분 복용으로 처방된다. 식사 후 30분을 지정하는 이유는 식사와 복용을 연관시켜 잊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당뇨약을 제외한 일반적인 약의 경우 식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약 복용을 거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만성 질환으로 약을 복용하는 경우 식사 후 30분을 기다리다가 자주 약 복용을 잊는 경우 굳이 30분을 지키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 식사직후 (식직후) 복용 또는 식사와 함께 복용 >  
  식사를 마친 후 바로 복용하거나 식사와 함께 복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식사 직후 복용은 위점막 자극이 적고 흡수가 느려지는 특징을 갖는다. 대부분의 소염진통제가 음식으로 인해 효과의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1회성이 아니고 장기간 소염진통제를 복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식후 30분 보다 식사 직후에 복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식사직후 복용이 필요한 약물은 다음과 같다.
- 위장장애를 일으키기 쉬운 약물 (예, 소염진통제)
- 음식으로 인해서 흡수가 증가되는 경우 (예, itraconazole 정제* 등)
- 금속성 맛 등의 부작용이 있는 약물 (예, metformin)
- 약의 효과가 식사와 상관이 있는 경우 (예, acarbose, voglibose (음식의 탄수화물의 흡수를 지연시켜 식후 혈당을 감소시키기 위함), 인결합제 (식사에 포함된 인 흡수 감소 목적))
 
  * 같은 성분의 약이라도 제형에 따라서 최적의 복용 시간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Itraconazole 정제는 식사직후가 추천되는 반면, 시럽제제는 식후 복용에 비해서 공복시 복용의 경우 흡수가 30% 증가하므로 공복시 (식전 1시간 또는 식후 2시간) 복용이 추천된다.  
  < 식전 1시간 또는 식후 2시간, 식간복용 >  
  식전 1시간 또는 식후 2시간 복용은 일반적으로 공복 상태의 복용이 요구되는 약물에 해당하는 복용 시간이다. 약효가 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 공복 상태가 필요한 약물(예, 제산제, 수크랄페이트, PPI 제제), 음식으로 인해서 흡수가 감소되는 약물(예,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골다공증 치료제, tacrolimus, entecavir, isoniazid과 rifampin 등)은 공복시 복용이 추천된다.  
  < 식전 30분 복용 >  
  식전 30분 복용이 추천되는 약물은 위장 운동 촉진제(metoclopramide, domperidone, itopride, levosulpiride 등)이나 혈당강하제의 약물이 흡수되어 효과를 나타내는 시간과 약물의 작용이 발현되어야하는 시간을 일치시키기 위해서 식전 30분에 복용하는 것이 추천된다.  
  < 일정시간 간격 복용 >  
  식사와 상관없이 일정간격(6시간, 8시간마다, 12시간 간격)으로 복용이 필요한 약물에 해당된다. 생체 내에서 항상 일정한 농도로 유지되어야 하는 약물(예, 항균제, 간질 치료제, 협심증 치료제, 서방형 제제)은 식사와 상관없이 일정 시간 간격으로 복용하는 것이 요구된다. 식후 30분을 기준으로 복용하다보면 일반적인 저녁식사와 아침식사 사이에 간격이 너무 벌어져서 이 기간 동안에 체내 존재하는 약물의 양이 저하되고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 필요시 복용 >  
  편두통 치료제, 협심증 치료제(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 진통제와 같이 증상이 나타날 때 복용하는 약제에 해당한다.  
  < 취침시 복용 >  
  복용시 기립성 저혈압을 나타내어 어지러움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 졸음의 부작용이 있는 약물 또는 수면 목적으로 복용하는 약물은 취침 직전에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립선 비대증에 처방되는 약물인 알파 차단제 (terazosin, prazosin, doxazosin, alfuzosin 등)는 첫 번째 복용시 또는 용량 증량시 기립성 저혈압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복용 후 눕는 것이 권장되어 취침시 복용이 처방된다. 반대로 식도염을 야기시킬 수 있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골다공증 치료제는 복용 후 앉거나 서 있어야 하므로 취침시 복용하면 안 된다.

모든 약은 올바르게 사용할 경우 건강한 삶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잘못 사용할 경우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모든 증상을 약으로 해결하려는 생각보다는 우선 일상생활이나 식습관의 변화 등을 시도해 볼 수 있고 이에 대해 의사와 약사의 자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자는 약은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정확한 진단과 처방 하에 사용해야하고, 또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올바른 약 복용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기관별 처방 약품목수 공개
올바른 약 복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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